5년 전 베이비파우더로 촉발된 석면 공포가 여전히 전국의 학교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경기도교육청이 각급학교에 시공된 석면 마감재가운데 학생 건강을 위협할 우려가 있는 부분에 대해 보수공사에 나선다는 소식은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사실 얼마전 통계만 해도 도내 학교의 75%가 여전히 석면 위험에 노출됐다는 소식이었다. 아예 석면 위험이 없는 학교를 따지는 것이 빠를 정도다. 2005년 이전에 건설된 학교들이 특히 문제다. 이들 학교의 교실 천장 대부분의 경우 마감재로 석면이 함유된 건축자재인 텍스를 사용한 탓이 크다. 더구나 석면의 치명적인 위험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부라고는 하지만 어떤 학교는 화장실 칸막이로 석면이 함유된 밤라이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짐작하는대로 이런 건축자재인 텍스와 밤라이트는 인체에 유해한 백석면 등을 함유하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처음부터 사용한 잘못이 크다. 물론 성장하는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는 학교에 얼마든지 많다. 그런데 매일같이 학생들이 머물며 호흡해야 하는 학교에 석면을 흡입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현실을 그대로 방치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철거를 빨리 하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얘기가 그리 간단하지만 않다더 큰 문제도 있다. 교육현장에 사용된 석면자재들이 짧은 시간 안에 없애기가 쉽지 않은 것은 우선 들어가는 철거비용도 만만치 않아서다.

그래서 도교육청이 학교 건축물 석면조사에서 3∼4등급을 받은 학교에 대해 보수작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계획은 늦었지만 다행스럽다. 그렇지 않아도 도교육청이 대학병원에 의뢰한 보고서는 석면자재를 철거하는 데만 수천억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왔다. 철거과정도 문제다. 워낙 미세한 먼지의 날림현상은 학기 중에 철거가 어렵다. 또한 이를 마땅히 처리하는 과정도 지금의 상황으로서는 만만치 않다. 석면은 웬만한 충격에도 노출되지 않고, 보이지도 않아 더 큰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일정기간이 지난 후의 석면으로 치장된 건물들이 부식되면서 치명적인 위험을 가져오는 예를 부단히 지켜봐 왔다.

학생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은 보이지 않는 이런 석면관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해도 교육청이나 지자체에서 큰마음을 먹고 이 모든 상황을 다잡아 나가야 한다. 우선 차분히 학교 건축 당시에 사용된 석면함유 자재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학생들의 불안감을 줄여 나가야 한다. 그리고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하나씩 철거하면서 안전한 자재로 대체시켜야 한다. 얼마 전만 해도 석면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폐암, 중피종, 진폐증 환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서 밝혀진 바 있다. 석면이 침묵의 살인자로 낙인찍힌 일이다. 지금까지 너무 안이한 태도로 일관한 일이라면 적극적인 자세로 이를 다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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